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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으로 영재 키워낸 유은정주부

[경향신문 2005-12-13]
책만으로 영재 키워낸 유은정주부

서울 휘경동 민주(휘경초 5), 소정(휘경초 4), 승우(6)네 집. 초등학교 5학년부터 6살까지의 3남매는 엄마가 간식으로 내오신 어묵과 귤을 까먹으며 세상에서 제일 자유로운 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학원에 가기 바쁜 것이 이 또래 아이들의 일상일텐데, 이 집에선 늘 이런 풍경이다.

영재 판결을 받은 연년생 자매와 똑똑한 아들 승우를 둬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엄마 유은정씨(41)는 책이 아이들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아무리 돈을 벌어서 물려준다 한들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는 거잖아요. 머릿속에 넣을 지식을 주자는 것이 민주를 임신했을 때부터 우리 부부의 지론이었어요.”

아이들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많은 책을 읽어줬던 엄마는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책과 친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

유치원 교사와 보습학원 운영 경험도 있는 유씨이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시간에 얽매여 사는 것이 불쌍하다는 생각에 유치원도 몇달에서 1년 정도만 보냈고 아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학원도 보내지 않았다. 집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 자연스럽게 ‘책의 바다’에 빠져들었다. 이제까지 읽은 책이 민주는 7,000여권, 소정이는 1만5천여권에 달한다. 승우도 누나들을 따라 독서량이 상당하다. 겉보기엔 평범한 단독주택 2층. 들어서면 보이는 건 아이들 책이 빼곡히 찬 책장들뿐이다. 식탁이며 컴퓨터 책상, 아이들 책상 등 가구들은 하나씩 책에 밀려 쫓겨났다.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해요. 모두들 학원 다니느라 저녁 늦게야 집에 오는데 우리는 집에서 논다고.”

학원은 물론이고, 그 흔한 학습지도 안하지만 자매의 성적은 늘 최상위권이다. 다양한 책을 읽어 이해력과 지구력을 키운 데다 학원에서 문제 푸는 대신 선생님의 설명을 집중하게 되니 자연히 성적도 좋다는 것이 엄마의 설명이다. 수학이나 과학도 문제집을 안풀지만 관련 책으로 원리를 이해하니 뜻하지 않게 선행학습을 몇년이나 한 셈이 되더라고 했다.

“우리 퀴즈대회 한번 할까?” “좋아요. 대신 엄마가 고르지 말고 섞은 순서대로 집기에요.”

책읽기가 좀 지루해졌나 싶더니 곧 퀴즈게임이 시작됐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푸아뉴기니, 포토모레즈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딩동댕~.

엄마가 국기 카드를 집어들면 아이들이 나라와 수도를 말하고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낸다. 승우가 26개월 되던 때부터 시작한 이 집의 인기게임. 아이들은 1등에 1,000원, 2등 500원 하는 용돈벌이에도 신났다. 아이들이 너무 잘 맞혀 재미가 없어진 바람에 요즘은 위인전이나 과학, 역사 백과사전으로 퀴즈대회를 한단다. 이 집에선 각종 퀴즈게임과 블록 등 창의력 놀이가 게임보다도 신나는 놀이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도록 다양한 놀이도 개발해 주고 만화나 게임 대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부모 덕분이다.

책 고를 땐 아이들이 원하는 책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6살 이후부턴 원칙적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고를 선택권을 주고 과학, 수학, 역사, 예술 등 꼭 필요한 책은 미리 구입해 놓은 다음 아이의 눈빛을 살피며 조금씩 권했다. 일찍부터 영어동화책을 술술 읽는 민주에게 무리한 책을 권하다가 영어를 싫어하게 된 시행착오가 있었던 터라 책을 고를 땐 무조건 아이들 흥미가 최우선이 됐다. 책 정리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학습적인 책들은 제일 손 잘 닿는 곳에 두고, 역사책의 경우 제목만 읽어도 시대별로 외워지도록 눈이 잘 가는 곳에 순서대로 꽂아놓고, 싫어하는 책들을 가장 좋아하는 책들 옆에 두는 식이다.

중국 베이징대에 가고 싶다는 민주는 지난 10월부터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처음 넉달은 선생님이 집에 오셨는데 본인이 하고 싶어서 능동적으로 배우는 만큼 효과가 아주 빨랐다. 학원에서 2년 배울 분량을 넉달 만에 배우고 요즘은 컴퓨터로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과 ‘?백번째 신부’ 등을 내려받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중이다. 화학자가 되고 싶은 소정이는 과학, 수학책 읽기와 영어공부에 빠져 있다.

“방학때요? 실컷 자고 놀고 먹어야죠. 재미있는 영화 실컷 보며 영어공부도 하고 한국역사 전집도 훑어보려고요.” 방학이 되면 어떻게든 학원 한군데 더 보내려고 생각하는 요즘 부모들을 생각하면 민주네의 ‘책을 통한 교육’은 오히려 신선해 보였다.





◇책과 친한 아이로 만들기 위한 민주엄마의 조언

-영역별로 골고루 읽히겠다는 생각보다 우선 아이가 원하는 책을 맘껏 읽어 책의 바다에 빠지는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환경에서건 책보는 아이가 됐을 때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라.

-만화책이나 텔레비전, 게임은 글로 된 책에 완전히 흥미를 붙이기 전까진 노출을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믿고 기다려라. 재능이 늦게 발현될 수도 있다. 소정이의 경우도 7살까지 예, 아니오, 몰라요 세마디만 해서 답답했다.

-가능하다면 책은 빌려보기보다는 구입해 언제든, 몇번이든 보는 것이 좋다.

-빈둥빈둥 놀 시간이 있어야 책 읽을 여유가 생긴다.

송현숙 song@kyunghyang.com 기자

정지윤 color@kyunghyang.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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