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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함께보면 ‘나쁜만화’는 없다

[경향신문 2006-05-15] 부모와 함께보면 ‘나쁜만화’는 없다  

‘만화책에만 빠지지 않을까.’ ‘만화책이라도 책을 읽는 게 낫겠지.’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표방하는 교양학습만화 시장이 급성장하며 학부모들의 고민도 따라 커졌다. 어린이책에 대해서는 도서관련 모임마다 권장도서 목록도 발표하고, 비교적 명확한 기준도 서 있지만 교양만화에 대해서는 마땅한 길잡이가 없어 주변의 입소문이나 광고에 좌우될 때가 많다. 과연 어떤 책을 골라야 하고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학습만화 현황

좁은 의미의 학습만화는 만화를 활용해 교과학습에 도움을 주는 목적으로 만든 책들을 일컬었지만 최근엔 교양학습만화의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감성이나 지식 등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포괄하는 책으로 개념이 바뀌었다. 1990년대 교과서 만화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2001년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 신화’ 이후 교양학습만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마법천자문은 올초 5백만부를 돌파, 20권이 모두 나오는 2008년 2천만부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출판문화협회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나온 만화책 7,500여종 중 교양학습만화가 40% 정도를 차지하고, 판매 규모는 2천4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학습만화는 134종이 출간돼 12만1천여부가 팔린 데 비해 올해 같은 기간엔 종수도 169종으로 늘었고 14만6천여권이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만화 콘텐츠의 장단점

만화로 접근할 경우 어려운 내용에 대해 흥미유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교양학습만화의 효용이다.

박성식 한솔교육 출판사업본부 팀장(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 앰배서더)은 “영상세대인 아이들의 만화 선호가 현실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만화를 무작정 제외하고 독서지도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부모들이 만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더라도 만화를 교육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독서지도업체인 한우리의 이혜정 오산지부장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거움을 준다는 것,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만화의 대단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반면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하 책따세)의 회원인 일산 대화초등학교의 이정균 교사는 “책을 읽으려는 동기를 유발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만화의 장점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주의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만화만 읽다보면 깊이있는 독서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만화를 통한 책읽기는 글자 독해과정에서의 상상력을 초기에 차단해 생각할 여지를 별로 남기지 않으며, 토막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 이교사의 주장이다. 또 만화의 대사 자체가 ‘앗’ ‘엇’ ‘윽’ 등 짧고 직설적인 표현이 많아 독해력이나 표현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혜정 지부장도 “문자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만 시각적인 것은 빨리 잊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만화는 전체독서의 작은 부분으로만 활용해야 하며 반드시 후속지도가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만화 학습 지도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고 부모가 좋은 책을 아이와 함께 선택해야 한다는 것. 박성식 팀장은 “너무 많은 출판사들이 학습만화에 몰려 솔직히 제살깎기 경쟁 속에서 개발에 대한 투자보다 마케팅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론에 거론되는 베스트셀러만 주목하지 말고 아이들과 검토한 이후에 좋은 책을 발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지부장도 “과장이 심한 만화, 사실과 다른 내용의 만화도 많다”고 지적했다. 사직동어린이도서관 자료봉사과 김은정씨는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70~80%가 만화책을 잡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만큼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박팀장은 ▲히트작을 따라가는 아류작품들 ▲이 책만 읽으면 해결된다는 식으로 학습효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책 ▲작가가 불명확한 책(중국이나 동남아에서 값싸게, 빨리 그려온 책일 가능성이 있음) 등은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어디까지나 주 메뉴는 일반책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만화를 볼 때에는 아이가 그림만 보고 넘어가진 않는지도 살피고, 만화 사이사이의 페이지글들도 꼼꼼하게 읽도록 지도한다. 읽고 난 후에는 함께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흥미를 느끼는 부분에 대해선 관련된 일반책을 내미는 것이 좋다. 고학년이 되면 만화보다는 읽기물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 원전을 읽고 고민한 아이와 만화나 다이제스트만 읽은 아이 사이엔 사고력의 차이가 확연하다. 아이에게도 왜 일반책이 더 좋은지, 만화책만 읽으면 어떤 점이 안 좋은지를 계속해서 말해줘 만화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이정균 교사는 반 학생들에게 교양만화는 일주일에 한권으로만 제한했다. 독서습관이 잘 잡혀 있는 상태에서는 괜찮지만, 고학년의 경우 여간 주의하지 않으면 만화가 일반책으로의 연계에 장벽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이교사는 “만화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줘 한단계를 성장하게 하는 디딤돌의 역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습관화될 경우 어려운 것을 피해가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면서 “만화나 다이제스트로 원전을 대신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북마스터 추천 아동학습만화 10선

◇마법천자문(북이십일 아울북)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시리즈(아이세움)

◇세계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아이세움)

◇수학 도둑(서울문화사)

◇위기탈출 넘버원(밝은미래)

◇퀴즈 과학상(글송이)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사회평론)

◇가로세로 세계사(김영사)

◇만화 과학 교과서(스콜라)

◇판타지 수학대전(민서각)

#이정균 일산대화초교 교사 추천

◇과학은 흐른다 1·2·3권(청년사)

◇만화 삼국지(아이세움)

◇먼나라 이웃나라(김영사)

◇똑똑한 만화 교과서 고사성어편(베델스만)

◇가로세로 세계사(김영사)

글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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