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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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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전용관에서 본 '추격자'

[국제신문 2008-05-20]

살인마의 망치 사용에 유럽관객들 '하하하'
유리로비·기둥수조로 장식된 화려한 내부
10층 높이 객석과·무대장치 오페라관 방불

올 초, 2년째 이어진 불황으로 몸살을 앓던 한국 영화계에 '개봉 60일 만에 500만 돌파'라는 기록으로 체면을 세운 '추격자'가 프랑스 칸에서도 톡톡히 이름값을 해냈다.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 지난 17일 공식 시사회를 가진 '추격자'는 자정을 넘긴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관객들로부터 '어메이징!' '원더풀!'이라는 찬사와 함께 수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3000여 석의 전용관을 관객들로 가득 채우게 한 한국 영화 3인방(나홍진 감독, 배우 김윤석·하정우)의 힘이 유쾌했다.

지난 17일 밤 11시,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집행위원장, 전양준 부위원장, 임지윤 PPP실장, 이수원 프로그래머 등과 함께 기자도 칸 전용관인 뤼미에르 극장에 도착했다. 기자는 드레스 코드에 맞추기 위해 숙소에 급히 들러 원피스를 갈아 입고 노트북 가방으로 무장했다.

'한밤중에 누가 오겠냐'는 우려도 잠시, 자정이 가까워질수록 성장한 커플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괴물' '밀양' 등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호감이 확대됐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들의 드레스는 더욱 과감해졌는데 이들은 연신 터지는 플래시 앞에서 마치 스타가 된 듯한 거침없는 포즈를 취했다.

18일 밤 12시50분, 드디어 입장. 기다리는 줄도 등급별로 차등을 두더니 입구도 1층과 2층이 달랐다.평상시 철저히 출입이 통제되는 레드 카펫을 밟고 뤼미에르로 들어섰다. 극장 안은 화려했다. 로비의 천장과 벽면은 유리로 장식돼 있고 중간은 기둥 형태의 커다란 수조가 조명 속에서 빛났다. 객석은 2층이었지만 높이는 10층 이상으로 거대했고 조명과 무대 등의 장치는 오페라 전용관을 방불케 했다.

불이 꺼지자 칸 영화제만의 독특한 전통이 연출됐다. 감독 배우 영화사 등의 오프닝 자막이 나올 때마다 객석에서 박수를 치는 것. 이 전통은 영화가 끝난 뒤 함께 관람한 감독과 배우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추격자'는 예상대로 인기가 높았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동안 자리를 떠난 관객은 소수였다(다음날 발행된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르 실험"이라며 "워너브러더스의 미국 리메이크 전에도 해외에서부터 매진사례를 이어갈 것이 분명하다"고 찬사).

반면 웃음코드는 우리와 너무도 달랐다. 살인마 지영민(하정우)에게 납치됐다 극적으로 도망쳐 나온 여주인공이 개미슈퍼에 들렀다 지영민에게 발각되는 순간, 한국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며 섬뜩함을 느꼈던 그 장면에서 이곳 관객들은 '하하하'라며 큰 소리로 웃는 것이 아닌가. 살인도구로 망치가 사용되는 순간에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에 대해 다음날 사석에서 만난 한 영화평론가는 "장르 영화에 익숙한 유럽 관객들에게 '추격자'의 공포는 가볍게 느껴졌고, 특히 '올드보이'나 '추격자'에서 쓰인 망치가 우리에게는 살인도구로 인식되지만 이들에게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기자는 2시간여 동안 추위와 비 속에서 떨며 입장을 기다렸고 2층 티켓을 가졌다는 이유로 입장 전부터 심각한 차별(?)을 받았지만 한국 영화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관객들을 보며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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