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관리자 

http://www.busanculture.com

통영, 음악의 마법에 사로잡히다.

[국제신문 2008-03-23]

바다를 품은 조용하고 소박한 항구 도시, 통영은 지금 신비로운 마법에 걸려 있다.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 봄 동백과 목련이 외지 손님들을 '눈으로' 유혹하면 봄쑥과 통영굴이 향긋한 맛으로 그들의 '입'을 사로잡는다. 일단 이곳에 발을 들이면 '두 귀'도 빠져나올 수 없다. 해가 뜨기도 전에 분주한 아침을 재촉하는 갈매기와 포구를 향해 들고나는 어선들의 뱃고동 소리, 남망산조각공원에서 합창대회를 열기라도 하듯 앞다퉈 지저귀는 이름모를 새들.

이 모든 마법은 통영시민문화회관이 연신 뿜어내는 '음악'이란 향기가 입혀지면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 21일 BBC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우리 곁에 찾아온 2008 통영국제음악제는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연주자와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이방인들의 마음과 발을 꽁꽁 묶어 버렸다.

지난 21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공연을 가진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한 후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2시간여 동안 힘있고 절도있는 지휘로 110명의 단원들을 이끈 지휘자 자난드레아 노세다는 작곡가의 고통과 환희를 연주자의 손끝 입끝 심장으로부터 불러냈고, 전 단원들은 부드럽고 화려한 음색으로 객석을 감동시켰다.

다음날인 22일 밤 9시, 같은 장소에서 자끄 루시에 트리오를 만난 건 또 하나의 선물이고, 발견이었다. 바흐 음악을 소재로 재즈와 클래식이 어우러진 다양한 편곡을 시도한 자끄 루시에 트리오는 리더를 비롯해 앙드레 아르피노(드럼)와 베이스의 거장 뱅상 샤르보니에(더블베이스)로 구성됐다. 1959년 첫 번째 바흐 연주 앨범을 낸 이후 바흐 스페셜리스트로서 바흐의 음악세계를 새로운 관점으로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솔직히, 이 공연은 걱정이 앞섰다. 공연 직전 인터뷰를 통해 만난 자끄 루시에는 백발과 굽은 등, 걸음걸이에서도 세월이 느껴지는 노 음악인이었다. 과연 그가 1시간 30분간 '바흐'의 음악세계를 어떻게 들려줄 수 있을까. 객석의 불이 꺼지면서 뚜~벅, 뚜~벅, 무대로 걸어나온 자끄 루시에가 피아노 앞에 앉았다.

바흐의 평균율 1, 2번과 함께 G선상의 아리아가 흘러나왔다. 서정적이고 우아한 선율의 클래식이 재즈라는 옷을 입으면서 변신을 시도했다. 건반 앞의 자끄 루시에는 한 곡 한 곡 이어질수록 가냘픈 선율에서부터 건반을 집어삼킬 듯 강하게 연주하는 등 화려한 기교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 위에 선 이는 70대의 '노 음악인'이 아닌 20대의 피끓는 '젊은' 피아니스트였다.

1부의 마지막 곡, '토카타'('손을 대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띠리리~, 묵직하면서 강렬한 저음이다. 연이어 건반 위에서 날개를 단 연주자의 두 손은 화려한 기교와 격정적인 표현을 반복하며 춤을 추었고, 활 대신 두 손으로 현을 뜯는 더블베이스와 드럼은 대거리를 하듯 두 악기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교를 선보였다. 수백년 전 바흐가 흥겹고 섹시한 재즈로 되살아 나오는 듯했다.

통영국제음악제 봄 시즌이 시작되면서 여러 우려가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의 구성이 '현대음악이라는 정체성이 대중성 확보라는 난관 앞에서 지표를 잃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접점에서 보여준 자끄 루시에의 공연은 '고전과 현대음악'이라는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통영음악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연주였다. 음악이 걸어놓은 통영의 마법은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055)645-2137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부산의 '로맨티스트 가객' 최대호 내일 경성대 공연

관리자

   [생활의 여유] 온천천네트워크 '봄봄 프로그램'눈길

관리자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Puresunny.net